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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골호수 여행기

  • GT 관리자
  • 조회 2352
  • 2014.03.0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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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골 호수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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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맑고 투명한 홉스골 호수의 물. 그냥 손으로 떠 마셔도 됩니다.

몽골인의 어머니의 바다 홉스골호수

몽골인들이 <어머니의 바다>라 부르며,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곳, 해발 1,800m 산림지대에 충청북도 크기의 맑고 투명한 호수, 홉스골 호수, 2009년 8월 23일 홉스골호수로 출발하는 몽골항공(OM)편으로 후배와 대통투어 몽골 현지 소장인 벌트, 3명이 출발했다. 보잉기라 1시간이 걸려 무릉공항에 내렸다. 무릉공항은 우리나라 시골버스 대합실 같은 규모였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지프는 푸르공이라는 러시아 산, 9인승 지프였다. 차에 올라타니 기름냄새가 코를 찔렀다. 앞 좌석에 젊은 여자가 아이를 앉고 있었다. 20대 중반의 운전사의 부인이었다. 운전사가 기억자 형테의 둥근 철봉으로 수동으로 시동을 걸었다. 무릉시내를 구경하고 홉스골 호수로 가기로 했다. 무릉시내의 길은 비포장으로 70년대 서부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시장 통을 구경하고 홉스골 호수로 향했다. 비 포장도로에다 곳곳에 도로 공사를 하고 있어 내장이 뒤 틀릴 정도로 굴렁거렸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초원에 수백마리의 양떼, 말떼, 소떼를 감상하며, 홉스골호수 초입 도시 하트칼로 향했다.

하트칼은 스위스의 작은 마을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고 정겨웠다. 푸르공 운전사의 집이 하트칼에 있었다. 통나무집이었다. 통나무 집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넓은 거실에 철제 난로 하나, 소파, 침대 하나, 거실, 침실, 부엌이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운전사 부인이 자신이 직접 만든 빵을 먹으라고 주었다. 보기보다 맛이 있었다. 마을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하늘로 한껏 뻗어있는 침엽수림 지대를 약 40분 정도 달려, 캠프에 도착했다. 캠프 바로 앞에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게르에 여장을 풀고 호수 산책에 나섰다. 물속이 훤히 드려다보일 만큼 투명하고 맑았다. 손을 담그니 시릴정도로 차가웠다. 후배는 <수영을 하려고 수영복을 준비했는데...> 아쉬움을 토로했다.

캠프에는 다른 여행사를 통해 온 한국인 남녀 5명과 우리 일행 3명이 전부였다. 울란바타르 한국 식당에서 얻어온 김치 통을 들고 게스트하우스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다른 팀의 식탁에는 김치가 없었다. 김치를 먹으라고 주며, 인사를 건냈다. 일행 중 가장 연장자인 50대 중반의 남자는 울란바타르 공항에서부터 낮이 많이 익었었다. 50대 중반의 남자는 필자가 15년 동안 근무했던 전 직장의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분이었다. 휴가를 받아 부인과 함께 몽골 여행을 왔다고 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세남자는 호수위에 초롱대는 별을 바라보며 칭기스칸 보드카를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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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골호수의 관문인 무릉공항. 우리나라 시골 버스 대합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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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골 호수 가는 길. 푸르공(러시아 지프 9인승) 비포장 길 대초원을 4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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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골 호수 초입의 작은 마을 하트칼 전경. 스위스의 작은 마을을 연상시킨다.

승마

다음날 동이 트기 전, 혼자 일어나 디지틀 카메라를 들고 호수를 따라 걸어 올라갔다. 바람에 출렁대는 호수가 마치 바다 같았다. 호수 저편에서 하늘과 구름을 자주빛과 분홍색으로 물들이며 장엄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몇 킬로 미터를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아침 햇살 아래, 소떼들이 소리를 질러대며 마구간에서 초원으로 나가는 광경,  호수 주변에서 한가롭게 놀고 있는 말(馬)들. 몽골에서 새벽이 아니면 도저히 감상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일행들과 승마에 나섰다. 승마 기초는 필자인 내가 직접 시범을 보였다. 호수가를 따라 승마가 시작되었다. 호수와 호수 사이에 만(灣)이 약 2km, 정도 펼쳐진 곳이 나타났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 그야말로 에메랄드 빛 호수가, 만을 따라 늘어선 침엽수림이 한 폭의 그림이었다.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 필자는 홉스골의 풍광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내가 탄 말은 경주용으로 털에서 윤기가 흐르고 늠름했다. 촬영을 끝내고 나무에 묶어놓은 줄을 풀어 말에 올라타는 순간, 말이 앞으로 튕겨 나갔다. 말 안장 뒤, 말 엉덩이에 올라탄 상태로 질주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말 고삐를 양 손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당겼다. 말이 주춤거렸다. 안장에 올라 앉아 다시 한번 말 고삐를 당겼다. 등에서 식은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만의 맨 끝에서 후배과 마부와 한, 몽 씨름대회가 벌어졌다. 마부는 키가 작고 몸매가 날렵했다. 후배는 1미터 80센티에 덩치가 좋았다. 다들 후배가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다. 씨름은 세판으로 하기로 했다. 결과는 후배의 3 : 0 완패로 끝났다. 후배는 어이없는 웃음을 흘리며, 마부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는 순간, 마치 커다란 돌덩이를 잡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하루를 말에서 시작하여 말로 끝내는 마부들의 하체는 돌덩이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홉스골 호수를 따라 약 4시간 동안 유쾌하고 즐거운 승마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밤하늘은 온통 별들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은하수 띠가 이쪽 하늘에서 저편 하늘까지 이어져 있었다. 캠프에서 캠파이어를 준비했다. 불씨들이 하늘로 쏟아 올랐다. 캠프에서 숙박하고 있는 독일인과 그 아내인 몽골인 여자, 몽골사람들이 캠파이어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우리 일행은 징기스칸 보드카를 한 잔 씩 돌렸다. 알콜이 들어가니 분위기가 타오르는 불꽃처럼 무르익었다. 필자가 맨 먼저 백설희의<봄날은 간다>를 한곡 뽑았다. 미모가 출중한 독일인 아내에게 한곡 하라고 주문했다. 여자는 몽골노래를 구성지게 불렀다. 쏟아지는 별들과 함께 기분좋게 취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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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골 호수따라 펼치는 승마트레킹. 몸과 마음을 씻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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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흐산을 넘어 구릉지대에서 승마. 8월인데도 추워 겨울 점퍼를 입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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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엽수림 지대를 올라서니 나무가 거의 없는 산악지대가 나타났다. 오솔길따라 정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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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흐산(3200m) 정상 바로 아래에서 바라본 홉스골 호수 전경

차탕족


다음날 아침, 우리 일행 3명은 홉스골 호수 원주민인 차탕족을 보러 말을 타고 3,000미터 산을 넘기로 했다. 고산지대에서 순록을 키우며 살아가는 차탕족은 관광시즌이면 순록을 몰고 호수가로 내려와 관광객들이 촬영하는 댓가로 달러를 받았다. 허나 8월 말이라 차탕족은 순록을 몰고 산을 넘어 가버렸다고 했다. 옆 팀 5명도 등산 일정을 취소하고 우리와 함께 차탕족을 보러 가겠다고 했다. 지프를 타고 산아래까지 갔다. 말과 마부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아침에 비가 내려 매우 쌀쌀했다. 필자는 겨울 점퍼를 입고 있었지만, 3,000미터 산을 넘자면 매우 추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부 형제의 아버지는 함께 가지 않는 다고 했다. 필자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입고 있는 겨울 델(몽골 전통복장)을 빌려달라고 했다. 점퍼 위에 걸쳐 입고 허리띠를 조였다. 쭉쭉 뻗은 울창한 침엽수림 지대를 들어섰다.  일행들이 말을 타고 일렬로 가고 이는 모습을 보니 마치 서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물이 콸콸 흐르는 계곡을 지날 때, 일행들의 안전을 책임 진 필자는 한 사람이라도 말에서 떨어지면 중상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약 2시간을 말을 타고 올라가자 침엽수림은 끝나고, 고산지대 능선에 납작 엎드린 잡목들만 나타났다. 발 아래 계곡에는 침옆수림 들이 뻗어 있었다. 아찔했다. 마치 차마고도의 오솔길을 연상시켰다. 잠시 휴식 시간에 얼마나 더 가야 하나고 마부에게 물었다. 마부가 가르키는 손 가락 끝이 아득했다. 옆 팀 대장에게 정말 저 산을 넘어 가겠느냐고 물었다. 흔쾌히 가자고 했다. 다시 말에 올라탔다. 지그재그의 오솔길을 따라 한 시간 정도 올랐다. 일행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발아래 홉스골호수의 전경이 펼쳐졌다. 장관이었다. 사진도 찍고 잠시 휴식을 한 뒤, 말을 타고 30분 정도 오르는 정상 바로 아래 능선이 나타났다. 만년설이 정상을 하핳게 뒤덮고 있었다.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초원은 만년설이 녹아 늪지대로 변해 있었다. 차탕족은 양지바른 언덕에 원시 그대로 천막을 치고 3부자가 순록떼를 키우며 살고 있었다. 3부자 모두 얼마나 목욕을 하지 않았는지 옷과 얼굴, 손등이 꾀죄죄하기 이를데 없었다. 손님들이 오자 순록들이 멋진 뿔을 앞세우고 천막 주변으로 몰려 들었다. 참으로 순해<순록> 이라 했는지 송아지 만한 순록은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도 잡을 줄 아는 것 같았다. 천막 안에 들어가니 난로 하나, 냄비 몇 두개, 숟가락 몇 개가 재산의 전부였다. 바닥에는 짐승 가죽이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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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골호수 고산지대에서 순록을 키우며 살아가는 차탕족. 얼굴이 너무나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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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탕족 삼부자가 살고있는 원시형 게르. 뒤 산은 만년설로 덮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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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탕족이 기르는 순록. 이름 그대로 너무나 순했다.

난로에 순록고기를 구워 먹으라고 주었다. 건내는 손을 보니 먹을 맛이 확 달아났다. 재산이라곤 순록, 천막, 냄비, 숟가락 몇 개가 전부지만 삼부자의 얼굴은 너무나 평온했다. 사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아쉬운 작별을 하고 말을 타고 능선을 넘어 하산하기 시작했다. 일행들은 승마에 초보라 하산 길이 더 위험해, 말에서 내려 고삐를 잡고 차마고도 같은 오솔길을따라 침엽수림 지대까지 내려왔다. 이곳에서 승마를 하여 지프가 대기하고 있는 곳까지 내려왔다. 장장 7시간 동안 승마였다. 아찔하기도 했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슴에 남을 것 같은 하루였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장작불이 타오르는 난로 옆에 눕자 말자 골아 떨어졌다.

마지막 날, 차탕족 캠프 관리인이 고기잡이를 간다기에 필자와 후배는 소형모트보트(6인승)에 올라탔다. 모트보트는 소리를 내며 에메랄드빛 물빛을 갈랐다. 속력을 내자 점퍼와 구명쪼끼를 입었는데도 엄청 추웠다. 고기잡이는 긴 나무작대기 앞에 3지창이 달려있었다. 11살 먹은 몽골 아이가  관리인을 도아 보조를 했다. 이곳 저곳을 오가며 훤히 드러다보이는 물밑을 응시했다. 관리인이 기다란 작살을 움켜잡았다. 물 아래로 내리 꼽았다. 1m에 육박하는 검은 물고기가 삼지창에 찔려 퍼드득 거리며 올라왔다. 고기가 너무 커서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든 고기잡이 성공하여 마치 내가 잡은 양, 의기양양하게 캠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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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를 타고 나가 작살(삼지창)으로 잡은 1미터가 넘는 물고기

추신 : 물고기 요리는 둘째날 관리인이 미리 잡아 놓은 것으로 매운탕을 해 먹었다.

평생 추억에 남을 홉스골 여행이었다.(sea58m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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